면접이란 무엇인가라니, 상당히 뜬금없는 질문으로 느껴질 수 있다. 구직 활동에서의 면접이란, 그 사람의 역량을 확인하고 기업과 핏이 잘 맞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자리이다. 근데 이런 당연한 얘기 말고 나는 좀 다른 얘기를 하고 싶다.

 

필자가 다니던 이전 회사는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었다. 그러다 보니 필자가 주니어 개발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면접에 들어갈 일이 종종 있었다. 난 거기서 어떻게든 면접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자, 별거 아닌 거에도 크게 웃고 리액션도 크게 했다. 내가 그렇게 한 이유는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였다. 아마도 대부분의 상황에선 내가 지원자였기 때문에, 감정이입이 돼서 그렇게 한 것도 있을 것이다.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.

 

아마도 회사는 인력 충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을 뽑을 것이다. 그래서 바빠 죽겠는데도 8시간의 근무 시간 중 1~2시간(면접 시간 1시간 + 준비시간)을 할애해서 면접을 본다. 근데 만약 지원자가 긴장을 한 나머지 100이라는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50밖에 보여주지 못해서 채용하지 못한다면, 결국 시간과 돈을 땅바닥에 버린 거나 마찬가지다. 그렇기에 면접관은 어떻게 해서든 지원자가 가진 역량을 다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. 그게 회사나 면접관 본인 입장에서도 이득이니까.

 

그리고 면접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, 지원자들이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. 면접관은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을 수 있지만, 면접 내내 시종일관 얼어붙은 표정을 유지하고 어둠의 기운(?)을 내뿜는다면, 지원자 입장에선 합격한다고 해도 입사가 망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. 결국 회사 손해고 면접관 본인 손해다.

 

필자가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되어간다. 그동안 참 많은 면접을 봤다. 그중에서 '텀블벅'이라는 회사의 기술면접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.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도 했지만, 선배 개발자로서 조언도 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. 비록 타사 입사로 인해, 이후 프로세스는 진행하지 않기로 하였지만, 언젠가 또 인연이 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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